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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공수표 남발 마시고 공권력 중립만 지켜주세요”

기사 등록 : 2013-04-17 14:11:00

박현군 humanph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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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리·공덕 철거민 대책위 라경환 위원장,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 뿐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으로 평범한 서민으로 살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서 천막을 짓고 사는 라경환(남, 52세)씨의 말이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만난 라 씨는 염리·공덕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사업터전을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린 철거민이다.


그는 “이 지역에서 장사를 못하게 했으면 서울 중심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변두리 지역에서라도 터를 잡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월 말 재개발 사업조합은 세입자들에게 1,000여만원 수준의 보상금과 함께 퇴거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당시 30여 평의 상가 세입자로 있던 B씨가 받은 4,000여 만원이 가장 많은 보상금액이었을 뿐이며 나머지는 1,000여 만원의 보상금을 통보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라 씨는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좋다. 다만 이 지역에서 일터(상가세입자)와 집(주거세입자)을 빼앗겼으니 다른 지역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대체상가와 임대주택 등을 마련해 줘야 할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당시 통보받은 보상금액으로는 당시 전세 시세나 상가 임대 시세 등을 고려할 때 마포구는 커녕 수도권 어디에서도 동일 업종의 가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 염리 공덕 지역 세입자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사람희망신문

 


  "정치인들, 선거기간 먼저 한 약속만 지켜주세요"


라 씨는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하는 이유에 대해 “노웅래 의원과 박홍섭 마포구청장이 지난해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들과 한 ‘철거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 씨와 이 지역 철거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노웅래 국회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이 지역 철거민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당선 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주겠다고 공언했었다.


라 씨와 염리·공덕지구 철거민들은 노 후보의 약속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당시 총선에서 그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었다.


그런데 정작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에는 노웅래 의원측과의 접촉을 할 수도 없었고 노 의원의 어떠한 노력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라 씨는 박홍섭 마포구청장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와 마포구청장에 당선된 박 구청장도 당시 선거운동 기간 중 철거민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라 씨는 “정치인들은 선거기간 중 한 표가 아쉬울 때는 마치 길거리에 나앉은 우리의 절박한 상황을 관심있는 척 이해하는 척 접근하지만 일단 선거에서 승리한 뒤에는 모든 약속을 싸그리 잊어버리고 모른 채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富의 증식 아닌 최소한의 생계대책


라 씨는 또 “조합과 마포구청 등에서 마치 우리가 시위 등을 총해 충분한 보상금을 받아서 한 몫 잡을 목적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재산의 증식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계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 씨는 지난해 5서울 지하철 5호선 공덕역 1번출구에서 300m 떨어지진 거리에서 8평 규모의 사무실을 얻어 간판제작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가 이 곳에 가계를 내기 위해 들어간 금액이 권리금 1800만원에 계약금 800만원이었다. 여기에 네온 등 추가 시설투자비와 월세 등까지 이곳에 입주해서 들어간 비용 등을 모두 합칠 경우 4억 5000여 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그가 2011년 11월 그가 조합으로부터 통보받은 보상금액은 1750만원.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상가 부동산 임대 시세로 이 돈을 가지고 8평짜리 상가를 월 50만원 미만의 월세 조건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은 서울 변두리 지역이나 영호남 지방의 농촌 마을 등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상가의 경우 임대보증금과 월세 외에도 권리금 등 무형의 거래비용이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마져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라 씨는  “우리가 시위만 했던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그 돈 가지고 나갈 곳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권리금, 임대료와 월세 등을 고려하면 시설투자비, 초기 장사가능성 등을 무시하고 장사 공간을 얻는데만 4~50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가고 싶지만 나갈 곳이 없는 상태다. 현재도 사실상 우리는 길바닥으로 내몰린 상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마포구청과 조합 등에서는 마치 우리가 수억 원의 돈을 받고자 하는 것처럼 언론과 주위에 호도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상가 세입자들의 대체상가와 주거세입자들이 입주할 수 있는 집이지 돈이 아니다”고 밝혔다.


“공권력, 우리 편 안들어도 좋으니 중립만 지켜주세요”


라 씨는 또 “조합, 구청 등에 최소한의 생계대책을 요구하기 시작한 2011년 11월 이후 공권력과 자본의 부당한 폭거를 당해왔다”며 “특히 은근히 용역들을 비호하고 마치 우리들이 사회 불순세력인 것처럼 은근히 매도해 온 것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라 씨에 따르면 2011년 11월 이후 조합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몰려와 퇴거하지 않고 있던 세입자들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5월 9일 주거세입자였던 함 모씨(여·45세)의 집이 강제 철거를 당했다.


당시 함 씨의 남편 정 모씨(남·47세)는 생계를 위해 택시를 운전하면서 집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 과로로 쓰러져 아무런 대책 마련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주위의 도움으로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살림을 옮겨와 살아가게 됐다.


또 그 다음달에는 조합과 용역회사측에서 함 씨의 천막과 그 옆에 설치한 세입자 대책위 천막을 향해 CCTV를 설치했었다.


이 감시카메라 설치에 대해 세입자 대책위가 이 CCTV의 존재에 대해 격렬히 항의하고 결국 경찰에 고소하자 조합과 용역회사측에서 슬그머니 철거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25일 마포구청 앞에서 개최한 철거민들을 위한 쌀국수 행사를 진행하던 도중 마포구청 소속 공무원이 이 행사를 막는 과정에서 대책위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 골절상을 일으키는 등 폭력을 행하사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라 씨는 “이 사건은 당시 피해자가 사과와 함께 치료비 등을 받고 마무리 됐다”며 “그러나 우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주겠다고 공약한 박홍석 구청장 산하 직원이 구민들의 쌀국수 나눠먹기 행사를 물리력을 동원해 막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쌀국수 행사 다음날인 1월 26일 결국 세입자들과 용역들 간 폭행사고가 터졌다. 당시 천막에는 여성 대책위원 1명과 남성 대책위원 1명만이 남아있었던 상태.


이 때 염리·공덕 재개발 사업조합 조합장이 용역 80여명과 함께 몰려와서 대책위 천막 강제철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천막을 지키고 있던 정 모씨는 용역들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쓰러져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천막과 그 안에 있던 개인 물품과 대책위 물품들을 모두 수거해 갔다.


이 사건은 대책위에서 경찰에 폭력행위 등에 관한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의 수사를 거쳐 검찰로 이송된 상태다.


라 씨는 “이번과 같은 명백한 불법행위가 드러난 것마져도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 내용을 제대로 통보해 주지 않은 채 미적거리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강제철거시 경찰은 용역들을 은근히 비호하며 우리들의 평화적인 항의를 몸으로 막아주는 등 노골적으로 한 쪽 편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공권력이 우리 편을 들어 조합측에 불이익을 주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다만 정당하고 공정한 입장만 유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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