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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시원에 산다

기사 등록 : 2015-07-02 16:30:00

전철협 nccmc@nccm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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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꿈을 위한 고시원 살이

[사람희망신문] 수원역의 로데오 거리를 한참 걸어가다가 왼쪽에 난 좁은 거리를 비집고 들어가면 공사 중인 건물 맞은편으로 허름한 고시원이 하나 있다. 올해로 스물다섯살인 정은(가명)씨는 그 고시원의 싱글 침대 하나와 책상 하나가 놓인 작은 방에서 산다. 정말 몸만 뉘일 수 있는 공간을 빌리는데 한 달에 28만원이 든다. 정은씨는 2년제 전문대를 졸업하고 근처 게임회사에서 경리로 일하고 있다. 월급은 120만원 정도. 칼 같이 최저임금에 맞춘 금액이다.

 

“가끔은 개미굴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옆 방엔 젊은 커플이 살고 윗층엔 웬 아저씨가 올라가는 걸 몇 번 봤다. 3개월을 살았지만 ‘이웃’에 대해 아는 사실은 그게 전부다. 고시원 안에서의 이웃은 그 실체보단 흔적이 더 중요하다. 모르는 사람들과 조리실과 욕실, 세탁기를 공용으로 쓰는 일은 세심한 정신노동을 필요로 한다. 정은씨는 일을 마치고 나면 세탁기에 달려간다. 어김없이 세탁기는 빨래를 한가득 채운 채 돌아가고 있다. 재빨리 빨래가 끝날 때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다른 일을 처리한다. 앞 사람이 빨래를 다 돌린 시간에 맞추어 달려가지 않으면 그 날 빨래는 못 할지도 모른다.

 

지난 6월 19일 서울 성북경찰서는 성북구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김운하씨를 발견했다. 연극배우였던 고인이 숨진 지 5일여 만이었다. 이처럼 가난한 이의 마지막 거처가 되기도 하는 고시원은 사실 지방에서 올라 온 대학생의 잠잘곳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요즘은 정은씨 같은 1인 가구의 첫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얘기 들으면 괜히 혹시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섭기도 하고, 참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혹시나 내게 문제가 생겨도 오랫동안 아무도 모를까봐... 그리고 그렇게 하고싶은 일을 선택해 열심히 살던 분의 쓸쓸한 죽음은 참 씁쓸하죠.”

 

이런 불안감에도 정은씨가 고시원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다.

 

“대출 최대한 적게 끼고 전세를 얻고 싶어서 고시원에서 2년 째 버티는 중이에요. 원룸 월세는 기본적으로 40은 하니까.. 제 수입에 갑자기 달에 10만원 넘게 지출을 올리는 건 힘들고요. 요즘 빚지면 큰일 날 수도 있다길래.”

 

 

고용하고 침침한 고시원 복도, 그 복도를 따라 흘러들어가면 칸칸이 선 작은 고시원 방에 정은씨와 이름 모를 누군가의 꿈이 고여있다. 아마 성북구의 그 고시원 방에도 어느 연극인의 열정과 꿈이 고여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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